본문 바로가기

일상

[회사]퇴사 - 할 일이 너무 많은 자율주행 AI 스타트업을 퇴사합니다. (주주총회, Runway관리, 투자유치실무, 경영관리, IPO준비)

728x90
반응형

 

자율주행 AI 분야는 시장에 압도적인 1등이 있고(이스라엘 기업), 유의미한 경쟁력을 가진 회사는 제가 다닌 회사 포함 2-3군데로 압축되어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기본적 성향이 멀티벤더 전략이고, 자율주행은 미래 급성장 기대 산업이므로 회사에 대한 기대치는 무척이나 높았습니다.

출처: Pixbay. 계속 성장 가즈아

 

 

이로 인해 막대한 누적 투자금과, 외형 증가로 겉으로는 좋아 보였지만 실상은 이미 곪아가고 있었습니다.

  • 급격한 인원 증가로 기존 직원과 신규직원의 협업 어려움
  •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본인 분야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
  • 자동차 산업의 느린 움직임(초기 투자 이후 매출발생시까지 긴 리드타임)
투자가 영원할 거란 믿음으로 관리없이 시행한 지출

 

이 모든 것 수행하는데 있어 경영진의 전략과 방향성 부재

 

 

이런 이유로 재무담당, 인사담당 및 해당 부서원들 퇴사가 이어졌고,

투자금은 급격 소진되며 추가 외부 투자를 받아해야만 회사가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당장 3월 정기 주주총회부터 담당이 없어 문제였고,

투자자 모집은 대표 혼자서 수행해야하는 상황이고,

할일은 많은데 원래 그 일을 담당하던 사람들이 없는…

 

멘붕 상태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주주총회 참석 경험조차 없는 제게 대표께서 주주총회 리딩을 요청하셨고,

"저한테 지금 코딩하라는 말씀과 같이 들립니다" 라는 대답에 다른사람 찾겠다는 대표의 뒷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제가 부족하지만 법무법인과 함께 해보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저의 즐거운(?) 23년이 시작되었습니다.

 

23년동안 회사의 필요로 인해 새롭게 해본 업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주총회
- 명부 폐쇄, 의안 선정, 이사회, 소집통지, 진행, 표결, 의사록, 정관, 등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주주분들이 적게 참석하고 위임장이 많을수록 총회는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이다보니 요령이 없어 너무 정석대로 주주총회를 준비했는지 300여명 주주들 중 120명이 넘는 분들이 현장 참석하셨고, 주주총회 이후 간담회에서 날카로운 질문들이 오갔습니다.

"실적이 언제 개선되냐, 성장이 더딘것 아니냐",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없어보인다" 등등…

그래도 창립 이래 형식과 품격면에서는 가장 잘 된 주주총회였던 것 같습니다.

 

 

Runway 관리
- 보유 현금으로 언제까지 운영 가능할지.
- Cash burning, 예상, 실적, 비용절감

Runway는 스타트업에만 있는 용어인데, 한정된 투자금으로 운영이 필요하다보니 보유 현금으로 언제까지 운영 가관리가 필요합니다. 투자자들도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으로 현금소진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고해야하고, 이를위한 계획과 실적에 대한 정확한 파악/분석 작업입니다.

충격적이게도….기존 경영진은 지속 투자가 될 것이라 믿었는지 Runway 관리를 하지 않고 있었고, 이 역시 담당자들이 없어 제가 부과된 업무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22년 입사 후, 위임전결, 예산배분, 사전승인 절차를 확립했기에 이를 토대로 소요 예상 및 관리포인트를 가지고 조절할 수 잇었고, 급여/세금 이외 회사밖 지출은 구매팀이 관리하도록 프로세스를 변경했기에 실시간 지출에 대한 내역 파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된 Runway를 관리하고 보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자유치실무
- 지분율, Captable, RCPS(전환상환우선주), 보통주, 신주발행 등

투자자 Tapping과 IR sales활동도 저한테 넘어온 업무였습니다.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지, 외부 투자자를 위해 회사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현황 자료를 정리하고, 이해관계자와 미팅을 통해 회사의 기술과 비즈니스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IR book을 만들고 Financial Modeling을 업데이트 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아마 새롭게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업무였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기존/잠재 투자자들로부터의 쉴새없는 문의와 자료 요청....

저도 처음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현재 돌이켜보면 본인 회사를 사랑한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
- 제 본연의 업무

그리고 제 본연의 업무인 구매팀장 업무도 놓치지 않고 수행해야 했습니다.

 

 

 

눈코뜰새 없이 매일 같이 12시간 넘게 근무해가며 일을 처리했고, 10월에 경영관리조직장으로 보직이 이동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한해동안 관련업무를 모두 처리했으니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나봅니다.

 

그리고 추가된 미션 "기업공개" , "IPO"

 

앞으로 늘어날 업무의 부담감 보다는, 재직중인 자율주행 AI 기업을 사랑하기도 했고, 그간 경영진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메꿀수 있을거란 기대가 더 컸습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도 그런 저를 응원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고픈 마음만 가지고 기꺼이 수락하였습니다.

 

그런데,,,동전에는 늘 양면이 있듯이….

 

(4편에 계속)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