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에는 양면이 있듯, 응원하고 화이팅하는 동료도 있고, 저 스스로도 엄청나게 의지를 불태웠지만, 한편으론 시기하고 질투하여 퇴사하는 동료들도 생겼습니다.
그래도 일이 되는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굳게 마음먹었습니다.
IPO 사례와 규정을 스터디하고,
Cash management를 위해 끊임없이 기초자료를 정비하고 모아나가고,
예산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필요없이 낭비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주주 및 투자자들 대응해나가며,
팀이 Engage 될 수 있도록 팀원 보충하고, 온보딩하며..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게 매일매일이 14시간 15시간 근무였습니다.
매일 당일 출근 당일퇴근이 이어지고, 근태 시스템은 매우러 20일 경이 되면 더 이상 시간이 기록되지 않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래도 회사를 바꿔나가고 정상화 해나간다는 보람과 믿음이 있었기에 버텨온 나날이었습니다.
...
...
돌이켜 보면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고 한다면, 시간을 관리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회사는 전략없이(이해는 됩니다. 눈앞에 이슈들이 계속 생기니) 코앞의 일들만 처리하다보니, 낮시간에 저 역시 그 업무를 진행해야했고, 저녁에 계획적인 일들을 조금 하다보면, 초저녁 수면에서 돌아온 대표의 업무가 또 쏟아지고...
시간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전략을 세운 다음 실행에 옮겼으면 할 수 있던 일들을,
그 준비/전략 시간이 없어 해치우기만 했던 것이 후회 됩니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이렇게 보내다 보니 건강이 먼저 무너지고, 가정이 불화가 생기고, 제 마음도 조금씩 무너져 갔습니다.
매일이 수면부족이고, 나아질 기미가 없는 상황속에 일은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실수도 생기고, 스스로 생각해도 업무역량이 낮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24년 3월...그래도 IPO를 차분히 준비해온 덕에 기술평가를 실시하게 되었고, 이 산만 넘으면 진일보 할 수 있기 때문에 사활을 걸고 사내 여러 부서가 밤낮으로 준비해온 평가 당일이었습니다.
그날 대표의 다음 한마디에 모든걸 접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꼭 그 자리 참석해야 하나요?
자동차 산업의 싸이클을 생각하면 다시는 나오기 힘들 자율주행 AI 스타트업의 결실인 IPO라는 최대 미션에 대해, 대표가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지금껏 해온 노력들에 대해 하찮게 여긴다는 걸 알게된 순간이었고, 이 일을 위해 하루 14-15시간 일할 이유가 없어진 한마디 였습니다...
그만큼의 시간을 오롯이 다른곳에 쏟는다면, 뭐든 할수 있는데 내가 왜 여기서 이런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구요.
그길로 저는 퇴사의사를 밝혔습니다.
(5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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